꽉 찬 1년차 주니어개발자의 SI 탈출기
들어가며
저는 국비교육(비트캠프 158기 화이팅!) 수료 후 Si업체에서 1년 근무를 하고 이직 당시 약 270억 원 정도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하면서 겪은 일들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직 당시 상태?
학력이 좋지도 않고(고졸), 그렇다고 화려한 경력(걍 1년차 신입임)을 가지고 있다거나 어썸한 개발능력을 가지고 있지도 않은 국비 출신이다 ㅎ;
그래도 이직당시의 상황을 간단하게 요약해본다!
1. 딱 1년차가 된 응애 백엔드 개발자(2021.08 기준)
2. 한 프로젝트에서 DB modeling, api 개발, 배포까지 전부 혼자 담당해서 개발.
3. 고객사 대부분이 신생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대부분 서비스가 길게 가지 못한다.
4. 트래픽이 거의 존재하질 않는다(돌아만가면 만사 Ok!!).
4. 사내 개발 문화가 없음(그냥 존재하지 않음).
5. Si임(ㅋ)

이른 연차에 너무 빠르게 이직을 하는건 아닌가 싶지만 회사에 대해 희망사항이 많았고 연차만 채우면 만사 Ok 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싶지 않았다.
Si 경험이 무작정 나빴다는건 아니다.
개발 자체의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사실 개발’만’하는건 연차가 차면 누구나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같은 코드를 찍어내면서 애매하게 연차를 채울 바에는 빠르게 이직을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도 Si 개발하면서 참 많이 고민하고 성장했다고 생각한다.(회고록들 참고!)
회사 선택의 기준?
비교적 짧은 기간을 다니고 이직을 결심했기 때문에 다음 회사는 어디가 될지는 몰라도 정말정말 오래 다니고 싶었다.
회사생활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개발회사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다음 회사에 대한 희망사항을 정리해봤다.

1. 월급이 밀리면안된다.
2. 이미 안정적인 서비스를 운영중인 회사.
> 어지간한 환경에서는 현 회사와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했다.
3. 개발문화가 자리잡아 있었으면 좋겠다.
> 특히 코드리뷰를 원했다. 왜? 코드리뷰를 통해 서로 발전할 수 있을거 같아서!
4. Node.js로 경력을 쌓았지만 Java 도 같이 할 수 있는 기업이면 좋겠다.
> 우리나라에서는 Back-end로써 Java에 대한 소양이 없으면 살아 남기가 어렵다고 판단이 되었다.
5. 백엔드 채용공고에 흔히 있는 대용량 트래픽, 실시간 서비스 운영 경험을 해보고 싶다.
> 대부분의 채용공고에서 원하는 경험이기에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 않을까...?
6. 관심분야는 모빌리티, 메신저, 이커머스.
> 사용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이고. 또 재미있을 것 같아서!

종합해보면 나는 객지 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최소한의 생활은 할 수 있고 내가 성장할 수 있는가를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여겼다.
연봉은 우선순위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잘하다 보면 돈은 저절로 따라오지 않을까? 라는 생각!!
열심히가 아니라 잘이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건 2번(이미 안정적인 서비스를 운영중인 회사)이었던 것 같다.
왜냐고요?
* 안정적이다 =>
* 수익 모델이 존재하고 그에 따른 이용자들 있다 =>
* 돈에 쪼들리지 않는 회사는 어떤 식으로든 직원에게 복지를 제공한다 =>
* 다양한 복지를 받고 싶어 많은 사람들이 입사하길 원한다 =>
* 능력 좋고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회사가 된다(?)
아니면 말고 ㅎㅎ
N사, K사 등등 내로라하는 IT기업에 가고자 하는 이유와 어느 정도 일치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규모가 너무 커도 내 성장이 저해될 수 있기 때문에(부품화) 적당한 스타트업을 노려 함께 성장하는게 베스트 시나리오…?
준비한 것?
1. Si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각 프로젝트별로 회고를 남기고 이를 경력기술서 처럼 활용했다.
2. 백엔드는 Node.js 보다 Java 관련 채용폭이 훨씬 넓으므로 Java 스터디 및
토이 프로젝트와 Node.js 공부를 병행했다.
3. 공부한것들은 증명할 수 있도록 Git이나 다른 형태로든 반드시 정리했다.
회사 집 회사 집 하면서 열심히 갈려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대단한 걸 준비하지 않았다.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뭘 해왔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개발에 임했는지 증명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 메모하고 정리하고 종합해서 회고록을 작성하고 그 회고록들을 모아서 포트폴리오로 만들었다.
이렇게 정리한 이력서는 꽤나 인상적이라는 말을 종종 듣고는 했다.

진행 과정
대부분의 채용공고가 그렇듯 3년 이상의 개발자를 원하는데.
전부 필터링하고 채용공고를 찾게되면 지원할 회사가 정말정말 수가 적기 때문에 가리지 않고 전부 지원했다.
작년기준(2020.08) 잡코리아 + 원티드 불합격이 103개정도 됐었다.

무차별 난사로 이력서를 갈기던 작년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신중하게 회사를 결정하고 채용과정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에, 진짜 가고 싶고 관심 있는 회사들만 골라내서 2~3개씩 추려내서 지원하고 결과를 보고 다시 다른회사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총 12곳에 지원!! 기간은 2달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 중 3개의 회사는 작년과 동일한 포지션에 지원을 했는데 마찬가지로 서류부터 탈락.
요구하는 경력과 맞지 않으면 이력서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그냥 바로바로 쳐내는 느낌을 받았다
몇몇 회사들은 이력서 열람 후 얼마 걸리지 않아 탈락, 이력서만 읽어도 그렇게 빨리 쳐낼 수가 없을텐데…
이력서 12개 만에(?) 이직을 했으니 쌩자 신입 때 103개에 비하면 타율이 굉장히 높았다.
지원했던 회사들
채용과정을 진행했던 회사들을 적어보겠다. 기억에 남는 것만 적음! ㅎ
1. S사
진행과정: 서류 ⇒ 코딩테스트 ⇒ 탈락
차세대 이커머스 기업. 신입 초봉이 5천으로 시작하는 내가 생각하는 잘나가는 회사
왜!? 돈을 많이주니까~!!
애초에 초봉이 세 다는 건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다는 것이고 또 채용공고에서 원하는 연차와 나는 무관했지만 관심 있는데 어떡하겠는가 서류통과도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원했다.
하지만 왠걸 서류 합격 후 코딩테스트 링크가 오더이다.

워낙 코딩테스트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한 문제만이라도 제대로 풀자라는 마음으로 임했고 목표자체는 성공!
요시요시~!! 더 기분 좋아졌다구~!!!
하지만 그 외의 문제들을 풀지 못했고. 스펙도 비루하고 코딩테스트 점수도 처참했던 터라 작렬이 전사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꾸준히 알고리즘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단번에 실력이 늘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일간은 부담스럽고 주간 목표를 세워서 공부하는 형식으로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2. O사
진행과정: 서류 ⇒ 면접 ⇒ 최종합격 ⇒ 처우협의 ⇒ 입사거절
오픈채팅에 올라온 공고를 보고 엉겁결에 지원한 기업.

서류는 이력서 열람 뜨자마자 바로 전화로 면접보자고해서 이력서 읽은거 맞나? 싶었다.
잡코리아인데 내부적으로 시스템이 있지 않을까 생각 중!
면접은 스크랩핑 하듯이 Node.js, DB, 이전경력, 스터디 내용 위주로 순식간에 질문이 이어졌다.
뭔가 말 속도도 빠르고 질문도 빨라서 그 페이스에 딸려가서 막판엔 진짜 너무 정신 없었다.
대표님도 함께 자리에 있어서 그런지 인성에 관련된 질문도 많이 받았다.
특히 회사에 원하는게 있냐고 물어봤을 때 내가 시니어 개발자라고 했는데 좀 당황하는 눈치였는데
그 이유는…
개발문화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현재 개발자가 1명인 상황이라 문화라고 할것도 없는 상황이었고.
또 내가 입사한다면 Back-end 개발자가 나 밖에 없어서 혼자 책임지고 작업해야한다는 점은 이전 회사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자사 서비스라는 애착은 달랐겠지
또 개발기반의 서비스 회사가 아니었고(광고대행) 이제 막 신생 개발팀을 꾸리는 과정에 있었기때문에 대단히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계속해서 개발자를 뽑고는 있다고 이야기는 하는데 이런 부분을 덜컥 믿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 안 뽑아주거나 안 뽑히면 누굴 원망하겠는가?
한술 더 떠서 합격 통보 후 입사하기 전 외주 작업으로라도 프로젝트 참가를 빨리해주길 요구했는데 입사 후의 내 모습이 뻔히 보이는 순간이었다.

나의 성장을 우선시 하고 싶지 내가 갈려나가는 걸 우선시 하는 게 아니다.
개발자가 되기 전 직장을 다닐 때 대단한 모험들을 즐겨(당해)왔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이런 경험은 무조건 사절이다.
다만 상당히 높은 연봉을 제시해와서 연봉을 많이 뻥튀기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돈만 보고 쫓아가고 싶지 않았기때문에 기업의 Fit이 나와 맞지 않다 판단되어 입사포기 의사를 전달했다.
3. T사
진행과정: 서류 ⇒ 기술면접 ⇒ 임원면접 ⇒ 최종합격 ⇒ 처우협의 ⇒ 입사
현재 사용중인 플랫폼이기도 하고 평소 관심이 있던 분야인터라 채용공고상 요구사항과 내가 찰떡은 아니었지만 지원을 속행.
궈궈
그런데 왠걸 서류 합격 후 기술면접 일정을 잡자고 하더이다.
하지만 공고상 요구하는 기술이 많고 그에 대한 내 역량이 한참 부족하더라.
어차피 부족한걸 알았기에 기본적인것들(언어기초, CS, DB, 프로젝트 경력 사항)만 챙기고 흔히 아는 운칠기삼을 업그레이드해 운구기일 전략을 세웠다.

기술 면접 분위기는 좋았었다. 재밌게 웃고 떠들다가 온 느낌을 많이 받았고. 면접자를 많이 배려해준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기술 질문에 대해서 많이 어버버했던것 같아 걱정을 많이했는데 영업일 기준 3일 뒤 기술면접 합격 연락을 받았다.
기분은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의아했다(?).
잘 몰라도 설명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서 그랬던걸까?
관심있던 기업이니 만큼 주말을 껴서 면접결과를 기다리는게 너무 힘들어서 기술 면접 합격 후 주말이 끼지 않은 제일 빠른 날짜로 최종면접을 잡았다(월요일).
임원면접은 자기소개와 더불어서 이전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들과 기술 이야기들을 나눴다. CEO님 보다 CTO님이랑 더 많은 대화를 나눴고. 어려운점 없이 스무스하게 끝냈다. 정신없이 떠든것 같은데 30분 밖에 안지나서 놀랐다.
월요일에 면접을 봤으니 그 주 안으로는 연락이 오겠거니 싶어서 따로 결과가 언제나 오냐는 물어보지 않았다.
결과는 놀랍게도 다음날(화요일) 출근길에 통보가 되었는데 최종합격이었다.
월요일 오후 5시에 면접보고 다음날 출근시간에 결과 통보라니…

결국 내가 원하는 회사와 부합한다고 판단해서 입사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렇게 난 새로운 주인님을 모시게 되었다.
결론
재직 중에 이직을 준비하면서 징검다리 이직이 되면 좋지만, Si를 반드시 탈출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자 이직할 곳을 구하기 전에 재직 중인 회사에 먼저 퇴사 통보를 해버렸다.
약 1달하고 보름 전?
타지에 살면서 직장이 없다는 건 무모하긴 했지만 징검다리 이직이 안 되면(놀면서) 공부를 더 해서라도 Si가 아닌 회사로 옮길 생각까지 했지만, 다행히 상황이 잘 풀렸다
사실 처음 개발자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을때 부터 이미 자리잡은(입지가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의 입사를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바람과는 다르게 무수히 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매번 쓰디 쓴 고배를 마셔야했다.
계속 떨어지기만 하니까 취업관련 앱에서 푸시가 올때면 또 떨어졌을까 늘 불안하고 두려웠었다. 이력서를 제출하고 5분만에 떨어진적도 있었다. 그걸 친구와 같이 보면서 겉으로는 웃어도 속으로 얼마나 씁쓸하던지…
너무 괴로웠던 기억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던건지 취업 후에 더 열심히 했던것 같다.

매일 퇴근하고 집에오면 강의를 보고 책도 읽고 늦은 새벽에 잠들고.
회사에서는 늘 도전거리를 스스로 부여해서 나태해지지 않도록 채찍질도 많이 했다.
framework 변경, orm 변경, rxjs 도입, coding convenstion 변경 등등
땡전한푼 없이 상경해 친구가 살고 있던 고시원 바닥에서 신문지를 깔고 살던 그 날부터 목표로 했던게 2년만에 이루었다고 하니 이렇게나 뿌듯할 수가 없다.
처우 협상도 만족스럽게 잘 되었고. 관심 분야에 이직을 성공해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을것 같고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두근두근 하다.
Si 업무를 보면서 나름? 폭 넓은 경험을 하면서, 특정 도메인에 대해 경력을 쌓아야한다는 필요성을 느꼈지만 관심 있는 분야는 있어도 특정하지는 못했었다. 다음 이직이 앞으로의 개발자 커리어에 중요한 역할을 할테니 신중해야한다고 주변의 말을 들으면서
관심이 있어도 뽑아줘야 그 분야로 경력을 쌓지…
라는 생각에 깊게 생각을 하지못하고 시간을 보내며 지냈지만. 이번 기회로 좋은 경력을 쌓을 수 있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채용이 확정되기 전까지 그냥 조그마한 스타트업이라고 주변에 이야기했었는데, 채용 확정 후 회사를 밝히니 그정도면 스타트업이 아닌데? 라는 의견도 많았고 그래서인지(?) 잘되서 다행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많이 부족하지만 동료들과 재밌는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갈 것을 생각하니 기쁘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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